포니인코리아: 우리들의 포니 공간 [시범 운영/Working In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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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이름없는 영웅들의 일지
· 팬픽) 붉게 물든 전장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는 오늘도 밤하늘을 날아오르리라



보통 비행단원들의 대우는 좋은 편이다
평범한 페가수스들보다 빠른 그리핀들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비행실력이 좋은 포니들은 드물고
전쟁에 나갈 수 있을 정도까지 교육시키는 것은 오래걸리기때문에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이퀘스트리아를 위해 자신의 날개를 포기한 포니들
목숨을 걸고 적들에게 조용한 죽음을 선물하는 포니들인 우리는
박쥐라고 불리며 멸시당한다

“어이, 박쥐새끼들! 임무다”

저런식으로

짐승에게 먹이를 주듯 작전 명령서를 던져주는 저 장교처럼
대부분의 페가수스들은 우리들과 말도 섞기 싫은 듯 용건만 말하고 ‘진짜 전우들’에게 돌아간다

저들의 눈에는 우리의 날개처럼 우리의 전우애와 충성심이 모두 가짜처럼 보이는 걸까?
나는 잘 모르겠다

“씨발.. 비둘기새끼… 좀 제대로 적지”
장교가 던져준 서류를 살펴보던 팀장이 작게 욕설을 내뱉으며 멀어지는 장교를 노려보고 다시 주의깊게 서류를 살펴보았다
대충 휘갈긴 글씨들을 해독하기 위해 한참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녀는 겨우 우리의 임무를 알아내고 팀원들을 돌아보았다

“잘 들어! 정찰에서 폭격으로 임무가 변경됐다!”
“하아…”
팀장의 말에 누군가 한숨을 쉬었다
그럴만도 하다

기본적으로 야간 비행은 위험하다
앞은 보이지도 않고
적들은 더 잘 숨을 수 있으며
자신의 잠을 방해받은 구름은 더욱 거칠기에

그러나 폭격은 거기에 위험요소가 몇개 더 추가된다
‘뛰어난 마법사님들’이 밤낮을 새가며 포니 마법의 결정체인 마법폭탄을 만들었지만 목적지까지 날아가다 폭발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높은 곳에서 폭탄을 투하하면 중간에 터지거나 바람을 타고 아군 쪽으로 날아갈 위험이 있으니 낮은 고도에서 폭탄을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 말은 적들과 최대한 가까우면서도 자신이 폭발에 휘말리지 않을 높이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적들이 숨어있기 좋은 밤에
오직 감으로만 높이를 가늠해서
불안정한 마법폭탄을 떨어뜨리고 돌아오는것
그것이 지금 우리들에게 주어진 임무다

“팀장님, 요즘 폭격이 너무 자주 있는것 아닙니까?”
결국 부팀장이 불만을 터트렸다
나와 동료들은 말하진 않았지만 그의 말에 동의하듯 팀장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곤란하다는 듯 짧게 정리된 자신의 갈기를 매만졌다

“씁… 요즘 우리 다 뒤지라는 식으로 몰아주는것 같긴 한데…”
“공주님께 말씀 좀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야! 루나 공주님 곤란해하시는게 보고싶어?”
부팀장이 공주님을 언급하자 팀장이 조금 화가난 듯 언성을 높였다

루나 공주님은 우리들의 직속 상관이자 동족들에게도 버림받은 우리를 품어주신 어머니와도 같은 분이셨고
팀장의 말대로 그런 분을 곤란하게 만드는 건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건… 아니지만…”
“하… 공주님 생각해서라도 그냥 하자…”
“알겠습니다…”
부팀장도 나와 똑같은 생각인듯 물러섰고 팀장은 한숨을 쉬며 위로하듯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아직 시간 좀 남았으니까 다들 챙길것 챙기고 11시 30분까지 여기로 다시 모여”
팀장의 말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장비를 챙기거나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흩어졌다

대부분의 페가수스들이 잠든 후
자신들의 숙면을 방해한 우리를 노려보는 정비병들에게 폭탄을 받았다
받자마자 배의 결속장치에 폭탄을 매달았지만 유니폼 너머로 느껴지는 감촉은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 꿈틀대는 마법폭탄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도 없었고 알고싶지도 않았다
그저 이 작은 친구가 내 품에서 터지지 않기를 바랄 뿐

“이륙 준비”
팀장의 명령에 우리는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그녀가 조용히 날아오르자 우리도 그녀를 따라 날아가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137 둥지다”
차갑게 빰을 스쳐가는 밤바람 사이로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우리는 목적지로 방향을 틀었다

목적지까지 날아가는 동안
그 누구도 우리를 경멸스럽게 바라보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나는 자유로운 밤하늘 속 빛나는 별들을 즐기며 잠시 내 품속의 악동을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꿈같은 비행은 날아오는 발톱들과 함께 악몽이 되었다

“기습이다!”
팀장의 말과 함께 우리는 구름을 헤치고 날아오는 발톱들을 피했다
그러나 운 없는 팀원 하나가 그리핀에게 잡혔고 추락하는 도중 폭탄을 잘못 건드린 듯 폭발했다

갑자기 불어오는 열풍에 포니와 그리핀 구분 없이 휩쓸렸고
팀원들 중 일부가 그리핀들 사이로 들어가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그리핀과 섞인 동료들을 구해주기 위해 쫓고 쫓기는 비행을 시작했다

그리핀의 발톱이 동료에게 먼저 닿으면 동료가 추락했고
우리의 발굽이 그리핀에게 먼저 닿으면 그리핀이 추락했다

그러던 중 품속의 악동이 격렬한 비행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떨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는 그리핀들에게 붙잡힌 동료들을 뒤로한 채 도망치듯 목적지로 향해야했다

뒤에서 들리는 폭발음과 눈가에 맺히는 이슬들이 날개를 붙잡고 시야를 가렸지만 우리는 끝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강”
잠시 살아남은 포니들을 무언가 결심한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팀장이 입을 열었고
쉬어버린 팀장의 목소리에 맞춰 우리는 날개를 접고 급강하를 시작했다

차갑지만 부드럽게 뺨을 간질이던 바람이
그만두라는 듯 뜨겁고 날카롭게 뺨을 베어왔고
점처럼 보이던 불빛은
빠르게 몸을 불리며 다가왔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죽음을 발견하고 신기하다는 듯 우리들을 가리키는 작은 그리핀들이 보일 무렵
우리는 폭탄을 분리했다

웃음이 비명이 되었고
아이를 먹이기 위해 피웠던 불은 아이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나는 그 타르타로스와도 같은 풍경 속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내가 망아지를 낳았다면 비슷한 나이대일
발굽만한 몸집을 가진 그리핀의 눈을 마주보다 눈을 감고 옆구리의 버튼을 눌렸다

임무를 마치고 몸이 가벼워진 우리들은 격려도 위로도 하지 않는 팀장의 곁으로 모였고
무거운 마음과 함께 복귀하기 위해 기지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루나 공주님이시여
부디, 조국을 위한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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