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인코리아: 우리들의 포니 공간 [시범 운영/Working In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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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증오하는 생명체의 얼굴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포니의 미소가 보인다
그러나 구원을 바라기엔
내 뒤에 남은 핏자국들이 나를 붙잡는다



조사관 자격을 잃은 나는 괴물의 행방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당연하다
조사관이 아닌 자가 지껄이는 ‘헛소리’에 로열가드들은 움직이지 않았고
모습을 바꾸며 포니를 기만하는 괴물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메인해튼을 돌아다니고있었지만
여전히 진전은 없다

“후…”
나는 답답한 마음에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흡입했다
평소같았다면 그정도로 충분했겠지만 조그만 단서조차 보이지 않는 탓인지 연기를 마시면 마실수록 마음은 복잡해졌다

그때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돌아본 골목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익숙한 깃털뭉치가 보였다
내가 괴물을 발견한 날 어미를 잃은 작은 깃털뭉치

그 무능한 녀석들이 전쟁이 끝났다는 이유로 놓아준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도망쳐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다시 우리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였다

로열가드들에게 지원을 요청해도 올 리가 없었기에
내가 직접 저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깃털뭉치를 잡기로 결심했다

“삐익!”
작은 깃털뭉치는 몸이 떠오르자 놀란듯 매에게 잡힌 병아리 같은 소리를 냈고
거꾸로 매달린 채 주변을 둘러보다 곧 나를 알아본 듯 발톱을 세웠다

“얌전히 있는게 신상에 좋을거다”
“엄마의 원수!”
의미없이 발톰을 휘두르는 깃털뭉치의 눈에 거울을 보면 내 눈동자에서도 보이는 감정이 보였다

증오

깃털뭉치따위가 감히 나와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나는 약한 번개를 쏘아 주제를 알게 해줬다

“으으…”
녀석은 죽진 않았지만 충분히 고통스러웠는지 약한 신음을 흘렸다

“엄마…”
힘의 차이를 깨달은 깃털뭉치가 어미를 부르며 힘을 잃고 축 늘어지자 나는 녀석을 바닥에 내려놓았고 눈물흘리는 것을 구경했다

잠깐동안 바닥을 적시는 녀석을 구경하다 내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깃털뭉치들은 포니들보다 야생동물에 가까우니
포니를 유혹하기 위해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 그 괴물을 찾기엔 제격이리라

비록 내가 녀석의 어미를 죽이긴 했지만
다른 깃털뭉치를 또 포획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고
아직 어리니 천천히 길들이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가려야겠군”
나는 내 코트를 벗어 녀석에게 덮었고
녀석은 내 냄새를 맡고 발작하듯 머리를 흔들었지만 다시 빛나기 시작한 내 뿔을 보고 얌전해졌다

“따라와”
나는 일단 이 깃털뭉치를 집에 데리고가서 씻길 생각이였지만
골목으로 천천히 걸어들어오는 로열가드들을 발견했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다가오는 로열가드들 중 익숙한 포니가 보였다
매번 깃털뭉치들을 잡으러 출동할때마다 따라와서 귀찮게 굴던 녀석

나를 따라다니며 성과를 올렸는지 부하들을 데리고 나타난 그는 나에게 인사를 건넸고
나는 말없이 눈가에 못보던 상처가 생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핀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는데… 혹시 보신적 있으십니까?”
그는 내 뒤쪽을 슬쩍 보며 말했고
깃털뭉치는 이상하게도 내 뒤로 숨기 바빴다

“자네는 내가 깃털뭉치 따위를 데리고 다닐거라 생각하는건가?”
내가 그를 노려보자 그는 곤란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께서 그러실거라곤 상상도 안되지만 신고가 들어왔으니 확인은 해야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 기세에도 물러서지 않고 부하들과 함께 다가오기 시작했고
나는 내 뒤에 숨은 깃털뭉치를 붙잡은채 순간이동 마법을 사용했다

“도망갔다! 찾아!”
멀리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깃털뭉치를 품에 안고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로열가드가 아무리 무능하다고해도 메인해튼에 집이 있는 포니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였기에 나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나는 집에 도착하자 깃털뭉치를 던져놓고 가방안에 괴물에 대해 조사한 자료들을 쑤셔넣기 시작했고
던져진 깃털뭉치는 내 눈치를 살피다 내가 챙기는 서류들과 비숫한 종이들을 들고왔다

도망칠수도 있었을텐데 나를 돕기 시작한 깃털뭉치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녀석이 건네주는 서류를 받았다

서류를 건네받으며 녀석의 눈을 바라보자
증오대신 고마움이 보였다

강도들에게 금화도, 순결도 빼앗길 뻔한
그녀를 도와주었을때 보았던 고마움

나는 깃털뭉치 따위에게 사랑하는 포니를 겹쳐보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직 녀석의 앞발에 잡혀있는 서류를 빼앗듯 가져가 가방에 쑤셔넣었다

“가자”
서류를 다 챙긴 나는 소중한 브로치를 매만지며 깃털뭉치들에 대한 증오를 되새겼고
아비를 따라가는 듯 나를 따라오기 시작한 깃털뭉치에게 명령했다

그때 문을 부술 듯 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안에 계신거 다 압니다!”
“아저씨…”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깃털뭉치는 겁먹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내 발굽을 붙잡았다

어미를 죽인 포니보다 그가 더 두려운 것일까?
가족을 잃은 충격보다 더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일까?

깃털뭉치때문에 곤란해지는 것은 싫었지만
녀석의 간절한 눈빛은 내 마음을 흔들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동안 로열가드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고
나는 그들이 막아낼 수 있을 정도의 공격마법을 사용했다

“선생님! 선생님은 지금 로열가드들을 공격하고 계십니다! 당장 그만두지시 않는다면 반역자로 즉결심판 하겠습니다!”
그가 방어막을 사용해 내 마법을 막아내며 소리쳤고
나는 그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폭발을 일으켰다

그녀와 내 추억이 담겨있는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숨결이 남아있는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무너졌다

먼지를 뚫고 달리며 내 품속에 안겨 어미를 껴안듯 품속으로 파고드는 깃털뭉치를 바라보다
마차를 기다리는 포니를 밀쳐내고 마부들에게 금화를 던져주며 당장 출발하라고 소리쳤다

쫓아오던 로열가드들은 마차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고 분한 듯 돌아갔다

분명 로열가드의 새로운 수배명단을 작성하러 갔겠지

이제 메인해튼에 내가 돌아올 자리는 없어졌고
졸음에 취해 증오와 고마움이 뒤섞인 눈을 깜빡이며 나를 올려다보는 작은 깃털뭉치와의 기묘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 여행의 끝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진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다 긴 여행을 위해 나도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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